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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팩트체커
MBC
2022.07.28
디지털성범죄 남성 피해자 비율은 20%가 넘는다
검증 대상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하대 성폭행 사망사건’을 두고 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건 안전의 문제”라며 “남녀를 나눠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의 남성 피해자 비율이 20%를 넘는다”는 통계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여가부 장관의 발언이 “본질에 벗어난 대답이다.”, “여가부 장관인데 남녀갈등 부추긴다”며 비판했습니다. 과연 김 장관이 근거로 제시한 수치가 맞는지, 또 발언의 취지에 적합한 근거인지 <알고보니>가 확인해봤습니다. 

관련 링크

https://www.yna.co.kr/view/AKR20220722162800530

검증 방법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월 24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 일문일답 기사를 통해 발언의 맥락을 확인했습니다. 
  • 한국여성진흥원에서 발표한 「2021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분석했습니다. 
  •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2020년 발표한 「디지털 성폭력범죄 관련 검찰 통계분석」을 참고했습니다. 
  •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와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검증 내용

지난 4년간 남성 피해자 비율은 평균 23%? 

▲김현숙 장관의 발언

김현숙 장관이 인용한 통계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은 피해자의 숫자를 집계한 겁니다. 해당 통계는 매년 한국여성진흥원에서 발표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현황 통계를 살펴보니 남성 피해자의 경우 지난 2018년 209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15.9%였다가 지난해 1,843명으로 전체 26.5%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 4년간(18.4월~21.12월) 남성 피해자 비율도 살펴보니, 평균 23.3%였습니다. 결국, 디지털 성범죄 남성 피해자가 20%를 넘는다는 김 장관의 인용은 수치상 맞습니다. 

▲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남성비율(2018~2021)

 

디지털 성범죄 통계, 남성의 ‘피해자성’만 부각시키는가

관건은 통계 인용의 맥락입니다. 김 장관은 성폭행 추락사 사건을 두고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 갈 게 아니다.”, 즉 남성은 가해자고 여성은 피해자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로 해당 통계를 인용했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반발하는 일부 누리꾼들은 “피해 남성의 가해자의 성별도 따져봐야 한다.”라는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피해자 통계뿐만 아니라 가해자 통계를 함께 보면 맥락이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디지털 성폭력범죄 관련 검찰 통계분석」을 살펴보니, 디지털 성범죄자 즉, 가해자의 94%가 남성이고, 3.4%는 ‘확인불가능’이었습니다. 여성의 비율은 2.6%에 불과했습니다. 남성이 피해자인 디지털 성범죄 역시 가해자는 절대 다수가 남성인 겁니다.

▲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 성별 분포(2021)

<알고보니>와 인터뷰를 진행한 한 경찰 관계자는 “실제 영상이나 사진은 여성 사진을 쓰더라도 실제 범행자들은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인하대 성범죄 사건과 디지털 성범죄 통계 간의 연관성 미비

일각에선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백한 이번 성폭행 추락사 사건을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불분명하거나 일시적, 혹은 모르는 사이에서 주로 벌어지는 디지털 성범죄 통계를 끌어다 쓰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앞선 보고서에서 집계한 ‘피해자-가해자 관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집계되지 않는 미상이 51.7%이고, 일시적인 온라인 관계가 28.2%, 모르는 사람이 7.9%입니다. 미상을 제외하면 일시적 관계가 절반 이상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친분이 있던 학우를 대상으로 저지른 성범죄인 ‘인하대 성범죄 추락사’ 사건과 디지털 성범죄를 연결하는 데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김 장관이 언급한 통계가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 양성평등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순 있습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러한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피해자라는 단어가 중요하지 남녀라는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다”며 “(성범죄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지원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해자' 관계(2021)

 

[검증 결과]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인하대 성범죄 사건’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디지털 성범죄 남성 피해자가 20%가 넘는다는 통계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뜬금없이 남성도 피해자라는 측면을 부각시킨 겁니다. 

한국여성진흥원에서 발표한 통계를 확인해보니, 디지털 성범죄 남성 피해자가 20%를 넘는다는 김 장관의 인용은 수치상 맞았습니다. 그러나 해당 통계의 가해자 성별도 함께 보면 맥락이 달라집니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는 94%가 남성으로 여성은 극히 일부입니다. 따라서 피해자를 부각시킨 통계를 통해 가해자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논란을 희석시키고, '남성도 피해자'라는 식으로 젠더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초점이 맞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인하대 사건은 가해자가 명백히 드러난 성폭력 사건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불분명하거나 일시적, 혹은 모르는 사이에서 주로 벌어지는 디지털 성범죄 통계를 해당 사건에 끌어다 쓰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김 장관이 쓴, 디지털 성범죄 남성 피해자가 늘었다는 통계는 피해자 지원에 남녀를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른 차원의 과제를 제시할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알고보니>는 “디지털성범죄 남성 피해자 비율은 20%가 넘는다?”는 발언은 절반의 사실로 판정합니다. 그러나 맥락을 따져보지 않고 인용한 통계는 사실 왜곡이나 오해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특히 김현숙 장관은 양성평등 문제의 주무장관인 만큼 해당 발언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팩트체커가 정리한 기사
[알고보니] 디지털성범죄 남성피해자가 20%?

◀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최근 인하대학교 성폭행 추락사 사건에 대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 발언입니다. "그건 안전의 문제다" "남녀를 나눠 젠더갈등을 증폭시키는 건...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2356_35744.html

검증 결과
<알고보니>는 “디지털성범죄 남성 피해자 비율은 20%가 넘는다?”는 발언은 절반의 사실로 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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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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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팩트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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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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