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전문기자, 각 분야 전문가들이 사실 여부를 검증합니다.
전문팩트체커
MBC
2022.03.22
한국 '갈등'이 세계 1위?
검증 대상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갈등 1위로 '공인'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로 선정되었다는 것입니다. 해당 주장은 지난해 6월 영국 킹스컬리지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발간한 보고서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갈등 1위 국가로 선정되었는지, 보고서는 이에 대해 어떤 분석을 내놓았는지, 한국이 갈등 1위 국가라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다른 연구 보고서는 있는지 <알고보니>에서 확인해봤습니다.

선정 이유

당시 보고서 내용은 우리나라에선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대선을 치르면서 우리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해지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보고서에 대한 이야기가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알고보니>는 해당 이슈를 확인하고 넘어가야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검증 방법

*영국의 킹스컬리지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갈등 세계 1위’라는 해석이 나온 근거를 확인했습니다.

 

*킹스컬리지 보고서와 조사기관과 방법이 유사한 영국 BBC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OECD국가중 한국의 갈등지수와 갈등관리지수를 확인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 문제와 관련해 공개 발언을 해온 김누리 중앙대학교 교수에게, 자료에 대한 해석과 자문을 받았습니다.

검증 내용

1) 한국은 '갈등공화국'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갈등 1위 국가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근거는 지난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됐던 기사들입니다. 해당 기사 제목은 ‘한국은 갈등공화국’, ‘문화전쟁 글로벌 설문조사에서 1위’, ‘한국 문화전쟁이 가장 심한 곳’ 등이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지난해 6월 영국 킹스컬리지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발표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문화전쟁: 국가는 어떻게 분열을 감지하나

 

해당 보고서는 전 세계 28개국 시민 2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설문조사를 한 것을 취합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약 500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입소스 측은 보고서에서 “각 국가의 인구구성을 고려하여 조사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항목

이념

빈부

성별

학력

지지

정당

나이

종교

도시와 농촌

계급

세계 평균

65%

74%

48%

47%

69%

46%

57%

42%

67%

한국(등수)

87%

(1등)

91%(공동1등)

80%

(1등)

70%

(1등)

91%

(1등)

80%

(1등)

78%

(1등)

58%

(3등)

87%

(2등)

주요 갈등 항목 조사 결과

 

해당 조사는 12개의 갈등 항목을 선정했습니다. 12개 항목은 각각 이념, 빈부, 성별, 학력, 지지정당, 나이, 종교, 도시와 농촌, 계급, 이주민, 인종, 권력이었습니다. 보고서는 각각 개별 항목에 대해 응답자들이 각자가 속한 국가에서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물었고 여기에 ‘(매우)심각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집계 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은 모두 7개 항목에서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해당 7개 항목은 이념, 빈부, 성별, 학력, 지지정당, 나이, 종교였습니다. 이외에 계층과 도농 항목에서도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는 자신이 속한 나라에서 갈등이 심각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제3의 기관이 각 사회의 갈등을 객관적 지표로 평가해서 순위를 매긴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 갈등 국가로 선정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다만 12개 항목 가운데 7개 항목에서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세계 1위를 기록했고, 나머지 항목에서도 선두권에 있던 점을 종합한다면, 갈등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알고보니>팀은 판단했습니다.

 

 

2) 다른 조사에서도 한국의 갈등은 심각한가? 

연구조사 1개만 가지고 우리나라 갈등이 심각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설문조사는 시기나 방법, 조사 기관이나 조사 대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알고보니>는 여론조사의 추이나 비슷한 다른 조사결과가 있는지 교차검증을 했습니다.

BBC Globals Survey: A World Divided?, 2018년

<알고보니>는 지난 2018년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같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2월 사이 전 세계 27개국 약 2만 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킹스컬리지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는 인구학적 특성을 고려해 약 500명의 조사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갈등 항목은 총 8개로 각각 이주민, 빈부, 인종, 나이, 종교, 정치이념, 성별, 도시와 농촌 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빈부갈등과 나이(세대)갈등, 남녀갈등에서 각각 4위, 2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킹스컬리지 조사와 마찬가지로 역시 응답자들이 본인이 속한 사회에서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집계한 순위입니다. 킹스컬리지 조사와 달리 1위를 기록한 항목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았지만, 8개 중 3개 항목에서 상위 4위에 들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보도자료, ‘국가갈등지수 OECD 글로벌 비교’

전국경제인연합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 갈등지수 OECD 글로벌 비교’에서 우리는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지난 2008년 갈등지수 4위에서 2016년에 3위로 심화됐다고 기술했습니다. 또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인 갈등관리지수는 같은 기간 29위에서 27위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최하위권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사 시기와 대상, 조시 기관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연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3) 우리 사회는 갈등 해결 장치가 없다?

유독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아지는 이유는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된 것을 변수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김누리 중앙대학교 교수는 정치가 갈등을 중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정치 집단이 이념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갈등은 서로 다른 집단 간의 경쟁을 통해서 합리적인 논쟁을 통해서 갈등이 조정되어야 하지만, 비슷한 이념을 가진 집단끼리 차별화를 위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상대를 악마화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정치가 갈등에 기대고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자본과 노동의 근본적인 모순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가시키며 세대와 성별, 정규직·비정규직 갈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팩트체커가 정리한 기사
[알고보니] 우리나라 '갈등'이 세계 1위?

[뉴스데스크]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용이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기사 제목들입니다. "한국이 갈등 세계 1위 됐다", "한국이 문화전쟁이 가장 심한 곳이다". 우리 사회의 갈등이 '세계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185163

검증 결과
갈등의 항목을 12개로 나눠 조사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총 7개의 항목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따라서 <알고보니>팀은 ‘한국이 세계 갈등 1위 국가’라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같은 ‘해석’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해 ‘대체로 사실이다’로 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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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 개
전준홍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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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팩트체커
MBC
2022.03.22

1.세계의 문화전쟁: 국가는 어떻게 분열을 감지하나 (. https://www.kcl.ac.uk/news/britons-most-against-political-correctness-globally-while-country-still-seen-as-less-divided-tha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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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팩트체커
MBC
2022.03.22

BBC 글로벌 조사 : 세계는 분열됐을까? (BBC Global Survey: A world divi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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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팩트체커
MBC
2022.03.22

전국경제인연합회 보도자료, '국가갈등지수 OECD 글로벌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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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전준홍 2022.03.23

    네, '국가갈등지수 OECD글로벌 비교'는 보도자료의 제목이고, 이를 전경련이 조사해 발표했다는 사실은 이미 숙지하고 있었습니다. 기사와 검증문에서 모두 OECD가 아니라 '전경련'이 발표를 했다고 주체를 명기했습니다. 혹시 표현이 불분명했다면 송구합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광훈 2022.03.23

    기자님, 수고가 많으시네요. 다름 아니라 이 전경련 자료는 OECD 발표자료가 아니라 전경련 자체 조사 자료입니다. 이 자료를 발표한 팀장과 직접 통화하고 팩트체크 했어요. https://factchecker.or.kr/fc_subjects/146
    우리나라가 갈등이 심한 건 사실이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에, 갈등이 심하다는 사실만 부각하지 말고 모두가 나서서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