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팩트체커
MBC
2021.09.15
약한 처벌 때문에 피싱 사기 근절되지 않는다?
검증 대상

우리가 전자금융사기로도 부르는 ‘피싱(Phishing)’은 '개인 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를 합친 말입니다. 개인 정보를 활용해 문자메시지, 사칭 전화, 메신저 등을 활용해 벌이는 범죄입니다. 최근 국민지원금과 소상공인대출 등의 정책이 시행되면서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피싱사기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처벌이 약해서다”라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민을 잠재적 피해자로 만드는 전자금융사기의 처벌과 방지대책이 약한 게 사실인지 MBC <알고보니> 팀이 따져봤습니다.

 

▲보이스피싱 관련 기사 댓글,"보이스피싱 범죄자들 대부분 형량 1년"

검증 방법
  1. 경찰청 자료 분석
  2. 금융감독원 자료 분석
  3. 대법원 자료 분석한 기존 언론보도
  4. 피싱 사기 관련 기존 보도 분석
  5. 법원 대국민서비스 - 피싱 사기 관련 전국 주요판결문 분석(2021)
  6. 국내외 사례 조사(논문 분석)
  7. 전문가 인터뷰(최창수 국회도서관 조사관)
  8. 법령 조사(전기통신금융사기법, 사기죄, 특정경제범죄법 등)
판정 결과
피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피싱 범죄자의 유죄 선고율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판결문 분석 결과 형량 또한 최대 2년 6개월이었습니다. 이에 “약한 처벌로 인해 피싱사기가 근절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검증 내용

[검증 내용]

 

1) 피싱사기 기승, 실제로 얼마나 늘어나나

 

MBC <알고보니> 팀은 우선 피싱 사기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경찰청·대검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이스피싱 발생은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 검거 건수, 피해액 등(경찰청 홈페이지)

 

 

경찰청 자료 기준 2012년 5,705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2016년 들어 17,040건 발생했습니다. 4년 사이 무려 3배가 늘어났습니다. 2019년에는 37,667건이 발생해 2016년 대비 2배 늘어났으며, 피해액 역시 2016년의 1,468억 원의 4.5배에 달하는 6,39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발생 건수는 31,681건으로 2019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피해액은 7,00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18년 이후 꾸준히 3만 건의 보이스피싱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평균 80여건 꼴입니다. 1인당 피해 금액 규모도 5년 전에는 평균 861만 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2,209만 원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사회적 긴장감이 높아졌음에도 범죄는 줄지 않고 피해액은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보이스피싱 유형별 피해금액 현황(금감원 보도자료 ‘20년 중 보이스피싱 현황 분석’, 2020)

 

피싱 사기수법 분포(금감원 보도자료 보이스피싱 피해자 설문조사 분석결과’, 2021)

 

보이스피싱이 사회문제가 되고,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다양해진 수법으로 선의의 피해자들을 낳고 있습니다. 금감원의 2021년 보이스피싱 피해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족, 지인 사칭/금융회사를 사칭한 저리 대출 빙자/검찰 등을 사칭한 범죄 연루 빙자 등 다양한 수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피싱 매체 분포(금감원 보도자료 보이스피싱 피해자 설문조사 분석결과’, 2021)

 

피싱의 주요 매체는 문자메시지였습니다. 금융기관과 공공기관들이 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자 피해는 전체 피싱 사기 중 45.9%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전화 피해는 32.5%, 메신저 피해는 19.7% 순서로 집계 됐습니다.

 

*스미싱: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휴대폰 해킹, 소액 결제 등을 유도한다.

**파밍: 합법적으로 사용되던 도메인을 탈취하거나 서버의 주소를 변조함으로써, 사용자들이 합법적인 사이트로 오인, 접속하도록 유도한 뒤 개인정보를 훔치는 피싱 수법 중 하나

 

2) 피싱범죄자 얼마나 처벌을 받나

 

피싱범죄가 줄지 않는 건 범죄를 저질러도 약한 처벌을 받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설사 검거가 되더라도 벌어들인 수입을 고려하면 남는 장사라는 의혹이 주를 이룹니다.

피싱범죄를 처벌하는 법은 여러 가지 입니다. 피싱 범죄의 방식이 다양해지고 조직화 된 만큼, 범죄자가 저지른 행위에 적용되는 법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는 겁니다. 크게 ‘전기통신금융사기죄’, ‘사기’ 및 ‘사기방조죄’가 적용되며 가중 처벌요소로는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 ‘기망행위의 수단으로 행해진 기타범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형법상 ‘사기’ 또는 ‘사기방조죄’로 처벌받습니다. 이는 금융감독원·경찰청의 공조 사이트 ‘보이스피싱 지킴이’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경찰청의 공조 사이트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피싱 사기 가담자에게 주로 적용되는 사기방조죄는 5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법정 최고형이라면 5~10년의 징역, 20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돼야 합니다. 하지만 MBC <알고보니>팀이 확인한 판결결과는 법정최고형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1심 처벌 현황(부산일보 보도)

 

부산일보가 대법원 사법연감 자료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심 법원에서 처벌을 받는 피싱사기범은 매년 줄고 있습니다. 여기에 선고 건수 대비 징역 판결 비율은 2015년 89%에서 2019년 들어 36%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피싱사기범의 약 3분의 2가량이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 또는 무죄를 선고받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관련 판결문(법원 대국민서비스-전국법원 주요 판결문), MBC뉴스데스크 갈무리

 

<알고보니>팀은 개별 판결문들도 살펴봤습니다. 올해 선고된 14개의 보이스피싱 공개 판결문을 분석했습니다. 총 15의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자가 선고를 받았습니다. 범죄 유형은 계좌 대여·양도자 등 간접 가담자, 수금·전달책 등 중간 가담자, 텔레마케터 직원 등 직접 가담자, 단체를 조직·관리한 총책 역할 등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뉘었습니다.

판결에 가장 많이 나타난 유형은 중간가담자인 수금책이었는데, 총 9명이 해당 혐의로 사기·사기방조죄 적용을 받았습니다. 이들 중 최저형은 ‘무죄’였습니다. 최고형은 징역 ‘2년’형에 그쳤습니다.

단체를 조직, 관리한 팀장급 사기범은 총 3명이었는데, 이들 중 최저형은 징역 ‘1년 2개월’에 그쳤고, 최대형은 ‘2년 6개월’이었습니다. 최저형을 받은 피고인 B씨의 범죄로 생긴 피해자는 19명에 달했고 피해액은 1억 총 3,000만 원이 넘었습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특정경제범죄법)

 

징역 2년 6개월 선고를 받은 팀장급 A씨에게는 가중 처벌 요소인 ‘범죄 단체 조직죄’가 적용되었습니다. 가중처벌법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A씨에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법이 적용되려면 50억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해야 합니다. 피해액이 5억 이상일 때는 최소 3년 이상을 구형할 수 있습니다. A씨가 탈취한 2억 3,000만원은 가중 처벌 금액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피해 액수를 중심으로 범죄의 경중을 따지다보니 2억 3,000만원이 상대적 소액으로 간주돼, 처벌이 법정최고형에 크게 못 미치는 겁니다. 여기에 각종 감형처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A씨의 경우 초범인데다 범죄를 반성하고 있고,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감형이 이뤄졌습니다. 14건의 판결 모두 범죄자들은 범죄 이력이 별로 없다거나, 일부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졌다거나, 피해 금액을 일부 배상했다는 등의 이유로 감형되었습니다.

 

3) 피싱 사기, 사전예방책은 없나?

김민철 의원 제안,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국회 현황

 

피싱 범죄를 줄이기 위한 입법안도 발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원은 피싱 범죄에 대한 형벌을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강화하고, 벌금도 부당 취득한 가액의 배 이상을 부과하도록 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소관위 검토가 끝난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습니다.

 

최창수. (2014). 비교법연구(比較法硏究) : 미국의 온라인 피싱사기방지법과 시사점

 

사후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 외에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각 주에서 주법으로 통신사업자의 재량권으로 전자금융사기를 방지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특정 번호나 도메인, 이메일 주소 등을 가진 가입자가 보이스피싱 사기범으로 의심이 될 경우 이용을 중지·차단할 수 있게 하고, 여기에 면책권을 부여하는 겁니다. 즉 수사기관이나 유관기관의 차단 요구를 받기 이전 단계에서 통신사가 선제적으로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조치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사업자에게 이러한 재량권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피싱 사기에 활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번호를 경찰이나 금감원 등이 확인해, 과기정통부에 요청서를 보내고, 의심 번호의 이용 중지를 수행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최근 김상희 의원이 불법대출광고·보이스 피싱·스미싱 등 피싱 범죄에 쓰인 전화번호를 즉시 이용 중지할 수 있도록, 국가기관의 강제성을 높이고 법적인 근거를 만드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해당 연구를 했던 최창수 국회도서관 조사관은 “보이스피싱 차단과 같은 재량권에 대한 민간기업·공익단체의 관심이 적기 때문에 국회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결론]

피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건수와 피해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피해액수는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범죄가 조직화되고 수법이 다양화 되면서 범죄자의 유죄 선고율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단순 가담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최근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피싱 사기를 주도해도 최대 징역 2년 6개월 수준의 처벌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액수가 비교적 소액이라는 판단, 법원의 온정주의적인 판결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주요 매개체인 문자메시지나 SNS 등을 관리‧운영하는 통신사업자의 ‘사전 방지대책’은 미국의 사례에 비춰볼 때 부족합니다. 이에 MBC <알고보니> 팀은 “약한 처벌로 인해 피싱사기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팩트체커가 정리한 기사
[알고보니] 재난지원금 문자사기 기승…처벌 솜방망이?

[뉴스데스크] ◀ 기자 ▶ 알고 보니 시작합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이렇게 어려운 소상공인을 두 번 울리는 금융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문자 받으신 분 계신가요. '귀하는 특례보증대출 신청대상인데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POD&mid=tvh&oid=214&aid=000114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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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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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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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금융감독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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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죽음이 묻다] 목숨 앗아가도 고작 사기 혐의… 보이스피싱 형량, 이대로 괜찮나

부산일보DB 보이스피싱 사기는 대한민국 전역에서 ‘진행형’이다. 수법도 날이 갈수록 집요해져 피해자를 집어삼키고 있다. 피싱 범죄...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52419150604214

부산일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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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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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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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미국의 온라인 피싱사기방지법과 시사점 - 피해자보호를 중심으로 -

The U.S. Online Anti-phishing Laws and the Implications - Focused on Protection of Victims - - Online phishing fraud;telecommunications financial fraud;U.S. identity theft laws;U.S. anti-phishing laws;punishment of online phishing;legal remedies for phishing victims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916256

미국의 온라인 피싱사기방지법과 시사점  , 최창수,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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