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팩트체커
2021.09.13
한국은 UN이 정한 물부족 국가?
검증 대상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일상에서 물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물 부족국가라는 표현은 익숙하다. 물 부족 국가의 정확한 의미를 확인하고, 물 사용과 관련해 어떤 인식들이 필요한지 검증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관련검증 : https://factchecker.or.kr/fc_suggests/202

관련 제안
한국이 물부족국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은 물풍요국가인가요?
판정 결과
물부족 국가 분류는 인구행동연구소(PAI)에 따른 기준으로 UN과는 상관없으며, 절대량에만 근거한 분류로 정부는 물부족 국가 표현이 잘못임을 인정했다.
검증 내용

1. 물 부족 국가 분류는 1993년 인구행동연구소(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 PAI)에 따른다. PAI는 해당 지역의 연간 강수량에서 유출량을 빼 총 수자원량을 계산한 뒤 이를 그 지역의 인구수로 나눈 값, 즉 국민1인당 연간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을 기준으로 이를 구분했다. 1000㎥ 미만이면 물 기근 국가(Water Scarcity), 1000~1700㎥는 물 스트레스 국가(Water Stress), 1700㎥ 이상은 물 풍요 국가(No Stress)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은 약 1인당 1500㎥로 물 스트레스 국가에 해당한다. PAI의 분류에 따르면 한국은 물 부족 국가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PAI는 인구에 대한 영향을 연구하는 정책연구소이다. 이들은 인구밀도에 따라 세계 각국의 물사정을 평가하고자 했다. 총 수자원량과 인구수만 알면 물 부족을 쉽게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가 국민이 물을 아무리 아껴 쓴다고 해도 인구밀도가 높은 특성상 물 부족 국가를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PAI에 따른 분류는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특성을 가진 나라들의 경우 물 부족으로 분류되고 수자원량이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나라의 경우 물 풍요국으로 분류되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료 : 한국 상하수도 협회지 2004년 여름호 / 김승(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기술개발 사업단 단장) ‘ ‘물부족 국가’의 다양한 의미를 통해 본 우리나라 水命!’

 

2.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이기 때문에 4대강에 보를 막아서 물을 저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는 유엔이 정한 물부족 국가"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을 제기했다. 위 내용처럼 PAI는 비영리 연구소로, UN 산하기관이 아니며 물관리 정책을 단순한 도식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절대량에만 근거한 물 부족 국가라는 낙인이 물관리 정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2006년에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서 “우리나라는 유엔이 지정한 물부족국가”라는 표현이 잘못임을 인정했다.

기사 : https://www.hani.co.kr/arti/legacy/legacy_general/L45857.html

기사 : https://www.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11713

 

3.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유엔이 발표한 2019년 세계 물 보고서 14페이지에 실린 지도에서 한국은 물 스트레스 지수가 25~70%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됐다.

또한 2019년 세계자원연구소는 ‘물 자원 리스크 지도’(Aqueduct Water Risk Atlas)를 공개했는데, 수질, 수량, 규제 등 12개 지표를 이용해 전 세계의 물 위험도를 지역별로 나타낸 지도이다. 한국은 ‘주황색(20~40%)’과 ‘붉은색(40~80%)’이 섞여진 상태로, 물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수준이다. 

기후위기와 수질 오염 등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한 상황으로 변하고 있으나 한국은 이런 경고들이 현실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첫번째는 수자원이 부족하지만, 최대한 취수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부족함을 잘 못 느끼는 것이다. 다만 물을 많이 끌어 쓰다 보니, 강과 하천 생태계에는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둘째, 웬만한 가뭄에도 수돗물은 콸콸 잘 나오기 때문에 도시인들은 가뭄이 들어도 잘 느끼지 못한다. 마지막 이유는 농축산물의 수입이 많아 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데 드는 물이 들지 않고 외부에서 수입하면 그만큼 물을 수입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점점 증가해 세계적으로 높은편이다.

 

4. 물부족과 관련한 용어로는 가뭄(drought), 물부족(water scarcity) , 물기근(water shortage), 물압박(water stress), 물결핍(water deficit), 갈수, 물안전도, 물위험도 등으로 다양하며 물부족의 원인과 조건 등에 따라 그 의미에 차이가 발생한다. 물 부족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어떤 형태의 물부족 인가에 따라 물부족 해소를 위한 수자원 정책의 내용이 달라지만 일반적으로 큰 구분이 없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 부족에 대한 정의에 대해 과거에는 수자원의 자연적 부존량과 강수량 등을 중심으로 구분하였으나, 근래에는 공급과 수요 사이의 불균형에 초점을 두고 구분을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사회의 적응 능력 등을 포함시켜 정의하려는 추세이다. 과거에는 수자원 개발 등의 공급 대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물부족(first-order scarcity)이 주요한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한정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야 해결할 수 있는 물부족(second-order scarcity)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추세이다. 물부족을 정의할 때 기존처럼 수자원 부존량을 중심의 분류에서 벗어나서 이용가능한 수자원, 수자원 가용화 능력, 수자원 이용 형태 등 사회의 적응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자료 : 물 부족 해소를 위한 수자원 관리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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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개
박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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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팩트체커
2021.09.14

한국 상하수도 협회지 2004년 여름호 / 김승(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기술개발 사업단 단장) ‘ ‘물부족 국가’의 다양한 의미를 통해 본 우리나라 水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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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팩트체커
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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