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6
[제 3회 팩트체킹 공모전] 팩트체크 부문 - “한국은 해고가 어려운 나라” 한국경제연구원 주장 검증

한국은 과연 해고가 어려운 나라인가

흑석롤라(law&labor)장 - 김민혜, 임지은, 정은택

 

팀 소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모인 흑석롤라(law&labor) 장의 김민혜, 임지은, 정은택 입니다. 팀명 흑석롤라(law&labor)장은 민감한 노동 문제를 노동 관련법을 기반으로 현실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는 모두 취업을 준비 중인 4학년 대학생입니다. 머나먼 이야기 같았던 취업이 현실이 되어버린 지금 노동 관련 문제들이 피부에 와 닿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가짜 뉴스들에 대해 진실을 검증해보자는 생각으로 팩트체크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작 후기
먼저 저희는 ‘한국은 해고가 어려운 나라’라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주장을 팩트체크 하기로 결정하고 난 후 보도 자료를 하나씩 나누어 보고 각각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후 느낀 점은 단순 수치적 접근을 통한 연구 결과만을 가지고도 왜곡된 정보를 만들기가 매우 쉽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주장 및 근거에는 거짓은 없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한쪽에만 유리한 피상적 사실들을 엮어 해고의 실질적인 적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잘못된 사실들을 진실처럼 보도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특정한 의도를 갖고 유포된 ‘가짜뉴스’는 한국 사회의 ‘확증편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난무하는 그릇된 정보들 속 진실을 보는 언론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귀중한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팩트체크 본문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세계은행(WB)의 기업환경평가 2019’를 이용해 법적 해고 비용과 해고규제를 분석하며 “한국은 해고가 어려운 나라”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지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은 해고 비용이 OECD 36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

둘째, 해고를 규제하는 규정(4개)이 OECD 평균(3개)보다 많다.

셋째, 단체협약과 노조로 인해 기업들의 인력 조정이 어렵다. 

 

이 결과에 대해 한경연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나라는 해고 비용 및 규제, 노동시장 경직성 때문에 해고가 어려워 경기변동이나 산업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해고 비용이 27.4주 치 임금인 반면 OECD 평균은 14.2주로 한국이 높은 점을 감안하여,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합리적인 해고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경연의 주장은 팩트일까? 한국은 과연 해고가 어려운 나라일까? ‘흑석롤라(law&labor)장’팀은 한경연의 세 가지 주장에 따라 근거를 나누어 사실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한국 해고 비용, OECD 평균보다 높다?

한경연 주장 1. 한국은 해고 비용이 OECD 36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 한국의 해고 비용이 높은 이유는 해고수당 때문이다. 법적 해고 비용을 구성하는 요인 중 해고 전 예고 비용(평균 4.3주 치 임금)은 OECD 36개국 중에서 22위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해고수당(평균 23.1주)은 OECD 중 터키, 칠레, 이스라엘과
공동 1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표1. 주요국 해고 전 예고 비용 및 해고수당 (단위: 주급)

검증 1. 해고수당(퇴직금)은 해고 비용이 아니다.

1-1 ‘해고 비용’에 해고수당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OECD는 해고수당(이하 퇴직금)을 해고 비용으로 보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2013년 OECD Employment Outlook]을 통해 퇴직금을 해고 비용에서 제외했다. 이는 5년마다 OECD가 각 국가의 고용보호입법을 반영하여 발표하는 고용보호지수(Employment Protection Legislation/OECD EPL)를 통해서도 반영된다. 해당 발표에서는 퇴직금을 사전통보 및 해고 비용 항목에서 제외하여 판단하고 있다. 반면에 세계은행(WB)은 퇴직금을 해고 비용에 포함하여 계산한다. 따라서 세계은행(WB)의 조사 기준과 OECD의 조사 기준은 상이하기 때문에 세계은행(WB)의 기준에 맞춰 자료에 OECD의 국가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는 퇴직금을 해고 비용에 포함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1-2. 실제로 현행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봐도 퇴직금은 ‘임금’이지 ‘비용’이 아니다. 

 

자료1.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근로기준법 제2장 근로계약 제34조(퇴직급여 제도)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 제도에 관하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하는 대로 따른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약칭: 퇴직급여법) [시행 2020. 5. 26.] [법률 제17326호, 2020. 5.]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

2. "사용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사용자를 말한다.

3. "임금"이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임금을 말한다.

4. "평균임금"이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한다.

5. "급여"란 퇴직급여제도나 제25조에 따른 개인형 퇴직연금제도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연금 또는 일시금을 말한다.

대법원 역시 퇴직금의 기본적 성격을 임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판례는 다음과 같다.
判)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제도는, 근로자가 1년 이상의 기간 계속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할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이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퇴직금은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닌 것이다.”

따라서 한경연이 세계은행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와 국내 각종 노동관계법상 임금으로 정의하는
퇴직금을 ‘비용’으로 정의한 것은 국내 실정에 맞지 않다.

 

검증 2. 퇴직금을 해고 비용의 구성요소로 본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해고 비용이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

2-1 한경연 주장대로 설사 퇴직금을 해고 비용의 구성요소라고 하더라도 한국의 해고 비용이 OECD 회원국 중에 두 번째로 높다고 하기 어렵다. 해고 비용은 단순하게 퇴직금과 해고 전 예고 수당만으로 나누어 단순 비교하기가 곤란한 측면이 많다. 상당수의 OECD 선진국들은 노동자가 해고돼도
구축된 각종 사회안전망을 통해 해고 노동자의 생활을 보장한다. 이때 이러한 사회안전망에 투입되는 비용들은 기업들이 사회보험료로 납부하여 부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업의 사회보험률 부담률이 높지 않고 부담 기간도 적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사회보험제도 구성요소가 매우 유사한 일본과 비교했을 때 기업의 사회보험 부담 비율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표2. 한국과 일본의 연금 및 의료보험 비교

 

한국

일본

연금보험

사용자 부담금 4.5%

사용자 부담금 8.737%

의료보험

사용자 부담금 6.67%

사용자 부담금

(중소기업) 9.86 ~ 10.21%

사용자 부담금

(대기업) 8.861%

장기보험요율

(일본: 개호보험)

개인 100% 부담

사용자 부담금

(중소기업) 0.790%

사용자 부담금

(대기업) 0.709%

 

이처럼 일본은 해고와 관련된 다른 비용(사회보험료)이 한국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은행 기준에 맞추어 정산했을 때는 낮은 수준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사회보험료 등의 다른 항목들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비교 대상이 너무 단순화되어 있는 것이다. 

즉, 세계은행(WB)의 보고서는 해고 비용을 단순하게 퇴직금과 해고 전 예고 비용으로 나누어, 기업이 근로자 해고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부담하는 그 외의 많은 다른 항목들을 누락하고 있어 OECD 각 국가들의 실질적인 해고 비용을 잘 담아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검증 3. 해고 전 예고 비용 또한 비교할 수 없다.

3-1 우리나라는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지 않으면 평균 임금의 30일 치를 주게 되어 있다(근로기준법 제 26조). 이러한 해고 전 예고 비용의 설정 방식은 국가마다 직종, 근속연수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단순 수치 비교에는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표3. 독일 민법상 근속기간에 따른 해고 예고 기간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근속 연수 별로 해고 예고 기간이 달라 30일로 확정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직접 비교한다면 분명한 오류가 생긴다.

 

주장 1에 대한 최종 결론

해고수당(퇴직금)은 국내 관련법상 정의와 OECD의 기준을 고려할 때 해고 비용이 아니다. 설사 퇴직금을 해고 비용의 구성요소로 본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해고 비용이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는 해고 비용을 단지 해고 전 예고 비용과 해고수당으로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내린 결론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마다 해고 전 예고 비용의 산정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에 직접 비교할 수 없다.

 

*해고규제가 많으면 엄격?

한경연 주장 2. OECD 36개국들은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를 포함하여 평균 3개의 해고 규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집단해고 시 제3자 통지’(44.4%)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재훈련 및 전보배치의무’(38.9%)와 ‘우선해고순위’(38.9%)였다. 한국은 근로기준법에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를 허용하고 ‘개별해고 시 제3자 통지’, ‘집단해고 시 제3자 통지’, ‘해고자 우선 채용 원칙’의 4개 조항을 두고 있어서 OECD 평균보다 해고규제가 많았다.

 

자료2. 해고규제 관련 근로기준법상 규제

해고절차

근로기준법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 허용

제24조①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양도ㆍ인수ㆍ합병 등)가 있어야 한다.

개별해고 시 제3자 통지

제24조③ 사용자는 …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 노동조합(혹은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집단해고 시 제3자 통지

제24조④ 사용자는 … 일정한 규모 이상의 인원을 해고하려면 …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해고자 우선채용 원칙

제25조① …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할 경우 …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성문법주의 국가다. 하지만 구체적 기준 없이 추상적 내용만을 규정하고 있는 법문의 경우 자의적 해석의 여지가 있어 판례가 실질적인 효과를 지닌다. 따라서 성문법인 근로기준법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살펴보는 것은 해고규제 법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다만, 판례는 요건 충족 정도에 따라 유동적이므로,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판단해 정당성을 따져야 한다.

 

검증 1. 한국이 시행하는 해고 관련 4개의 근로기준법상 규제는 실질적인 규제 성격을 띠지 않는다.

1-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근로기준법 제 24조 제1항-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에 대한 대법원의 해석은 기업의 적자/도산 등 고도의 경영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경우로 한정하지 않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객관적으로 인원삭감의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까지 확장됐다. 

1. 의의

현행 근로기준법은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 외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판례는 해석론을 통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한다.

2.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의 판단기준에 대한 판례의 변화

 

자료3.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대한 판례의 태도 변화

  1. 도산회피설
    判) ”기업이 일정 수의 근로자를 정리해고하지 않으면 경영악화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거나 적어도 기업 재정상 심히 곤란한 처지에 놓일 개연성이 있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는 것”
  2. 객관적 합리성설
    判) “이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줄이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까지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확대
  3. 최근 판례의 입장
    判)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까지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범위에 포함”

즉, 사용자가 유리한 쪽으로 요건을 점차적으로 완화해가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1-2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대해 근로자대표에게 해고하고자 하는 날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히 협의(근로기준법 제 24조 제3항-개별해고 시 제3자 통지)’에서 ‘협의’는 절차이기 때문에 사전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의견을 성실히 참고해 구조조정의 합리성을 담보하고자 하고자 할 뿐 근로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라고 볼 수 없다. 

1. 의의

근로기준법이 협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 과정을 통한 쌍방의 소통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리해고 규정에서 제3자 통지는 ‘협의’ 절차이기 때문에
사전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의견을 성실히 참고해 구조조정의 합리성을 담보하고자 하고자 할 뿐 근로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라고 볼 수 없다.
判) “ 4요건을 개별적으로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할 것”

즉, ‘합의 절차’가 아닌 ‘협의 절차’를 거치면 요건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근로자의 입장이
대변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1-3 집단해고 시 제3자 통지(근로기준법 제24조 제4항)는 단순히 행정적 감독, 지도, 고용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일정 인원 이상을 정리해고할 때에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24조 제4항, 동법 시행령 제10조).
이러한 신고 의무는 행정적 감독, 지도, 고용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기에, 신고 의무를 정리해고 정당성 요건으로 볼 수는 없다(근로기준법 제24조 제5항). 신고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별도의 벌칙도 없다.

1-4 해고자의 우선채용 원칙(근로기준법 제 25조 제1항)을 위반하여도, 그 위반에 대한 벌칙 규정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의 해고 규제라고 할 수 없다.

1. 의의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24조(정리해고)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할 경우, 제24조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가 원하면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여야 한다.

2. 요건

判) “정리해고 후 3년 이내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동일한 업무에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이어야 하고, 해고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이어야 한다. 채용하려는 근로자의 담당업무가 해고된 근로자가 담당하던 업무가 아닌 경우 우선 재고용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다.”

3. 효과

사용자가 본 조를 위반하여도, 그 위반에 대한 벌칙 규정은 없다. 다만, 사용자가 재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근로자는 민사상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그 내용은 고용의 의사표시에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 권리,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이다.
이는 근로기준법의 해고규제가 아닌 민법의 영역이다.

즉, 해고자 우선채용 원칙에 대한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규제는 없다.

 

주장 2에 대한 최종 결론 

해고에 대한 법적 조항의 기준이 모호하고, 기준을 제시하는 판례들이 기업의 유연적 선택을 지지하고 있어 정리해고에 엄격한 규제가 가해진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경연은 실질적인 법의 적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개수로만 판단했다. 따라서 이는 한경연이 해고가 쉬운 두 번째 이유로 제시한 해고규제 법제 개수가 OECD의 법제 개수보다 많다는 단순 추론이 매우 치명적 오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체협약을 고려하면 해고규제가 어렵다?

한경연 주장 3. 개별 기업의 단체협약을 고려할 경우 실질적인 해고는 법과 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은행의 평가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정규직의 경우 법적 보호 외에도 단체협약에 해고 관련 추가적 조항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는 개별해고 혹은 집단해고를 할 경우 제3자에게 통지를 하도록 하는 규정만 있고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항은 없지만,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 중 23.3%는 단체협약을 통해 정리해고나 희망퇴직 시 노조합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1. 해고 규제에 앞서 실제 노동조합 조직률을 고려해야 한다.

한경연은 ‘개별 기업의 단체협약과 노조로 인해 기업들의 인력 조정이 비교적 어렵다.’, ‘특히 대기업 및 공공부문 정규직의 경우 단체협약에 해고 관련 추가적 조항을 둔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해고가 더 어렵다.’고 주장한다. 물론 기업과 노동조합 사이에 단체협약을 통해 해고를 규제하는 추가적 조항을 둔다면 해고가 비교적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의 실제 ‘노동조합 조직률’과 ‘대기업 및 중소기업별 노동조합 조직률’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지 단체협약의 해고 규제만을 두고 해고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왜냐하면 단체협약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그 단체 사이의 협정으로 체결되는 자치적 노동법규이기 때문이다. 즉 단체협약의 주체인 노동조합의 조직률을 먼저 고려하여야 한다.

1-1 고용노동부가 2019년 말에 발표한 '노동조합 조직률ㆍ조합원 수 추이’에 따르면 노동조합 조직률은 2018년 말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11.8%로, 노동조합과 기업 사이에 맺어진 단체협약에 의하여 해고를 규제하는 것이 전체 임금 노동자의 해고 규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표4. 노동조합 조직률ㆍ조합원 수 추이

1-2 우리나라는 노동조합이 대기업에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어 노동조합 조직률을 비교했을 때, 대기업 노동조합 3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 종사자가 전체 기업 임금 종사자에 차지하는 비율은 0.124 즉 12.4% 정도이다. 또한 그 중 노동조합 가입률은 50.6% 정도로 실제 노동조합과 기업 사이에 맺어진 단체협약에 의해 해고 규제에 영향을 받는 임금 노동자 수는 6.3% 정도로 매우 적음을 볼 수 있다. 더하여 임금 노동자의 대다수를 고용하고 있는 30명 미만 또는 30명 이상 100명 미만 고용 기업의 경우 노동조합 조직률은 각각 0.1%, 2.2%를 구성하고 있어 단체협약에 의한 해고 규제를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표5. 기업 규모별 조직현황

더하여 기업 규모별 근로자 고용 비중을 고려할 때 한국은 고용 비중이 대기업이 9.7%에 지나지 않고 30인 미만 기업은 67%나 된다.

이는 대기업의 소수 근로자만이 노동조합 조직 및 단체협약의 보호를 받고 있고 대다수의 근로자는 단체협약의 보호막에서 벗어나 있음을 보여준다.

 

표6. Trade union membership by firm size, 2015 or latest available year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 국가 노동조합원 기업 규모별 분포, 2015년 또는 최근 가용 연도)

또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기업 규모별 노동조합 조직률과 비교했을 때에도 한국의 대기업 노동조합 편중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대기업 노동조합 조직률은 90%에 육박하는 반면 OECD국가의 대기업 노조 조직률은 평균 60%로 한국보다 훨씬 낮다.

 

주장 3에 대한 최종 결론 

우리나라 전체 노동조합 조직률은 11.8%로 그 수치가 미미하며, 조직된 노동조합은 대부분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다. 우리나라 임금 종사자 대부분이 30인 미만 또는 30인 이상 100인 미만 고용 기업에 속해 있음을 감안할 때, 노동자 대부분이 단체협약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기업 규모별 노동조합 조직률과 비교했을 때에도 한국의 대기업 노동조합 편중률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경연은 실제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단체협약의 해고 규제의 존재만을 두고 우리나라가 해고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경연이 단순히 단체협약 추가적 조항의 유무만으로 판단한 것이므로 잘못된 주장이다.

 

*해고의 난이(難易), 단순 수치가 아닌 실질적인 적용을 따져야... 

“한국은 과연 해고가 어려운 나라일까?” 단면적으로 본다면 ‘예/ 아니오’로 명확히 답이 나누어질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노동자를 ‘해고’한다는 것은 목적, 과정, 결과에 따라서 세분화되어 있어 “한국이 해고가 쉽다, 어렵다”의 이분화된 결론으로 도출할 수 없다. 

그러나 한경연은 “한국 노동시장은 해고가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경기변동이나 산업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합리적인 해고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하며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  

이는 노동자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며 사측에 지나치게 ‘치우쳐진’ 주장이었다. 한경연은 기준에 맞지 않는 자료를 사용했으며 해고 규제의 실질적인 적용을 따지지 않고 단편적인 수치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특정한 의도를 갖고 유포된 ‘가짜뉴스’는 한국 사회의 ‘확증편향’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한국은 해고가 어렵다”라는 주장에 어긋나는 정보는 거부하고, 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만 선택하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에 해당한다.



참고문헌

<국제노동브리프>, 2015년 5월호

<국제노동브리프>, 2020년 3월호

OECD iLibrary

고용노동부 (2018). <2018년 노동조합조직현황>

근로기준법 

김기범 (2019). <이론 판례 노동법>

한국경제연구원(2014.12.31). 정규직 고용보호 현황과 시사점. <KERI Brief>

한국경제연구원(2019.04.10.), 한국, 해고비용 국제비교 보도자료.

 

부록

부록Ⅰ-1 경기도(2019.10.). 경기도 해고노동자에 등에 대한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방안연구 

부록Ⅰ-2 고용노동부(2014.11.). 단체협약 실태조사 

부록Ⅰ-3 고용노동부(2015). <매출액 상위 30개 대기업 단체협약 실태 분석>

부록Ⅰ-4 성상영 (2017, 05, 04). 노동자 10명 중 9명이 중소기업에... 현주소는 〈참여와혁신〉.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79

부록Ⅰ-5 조용철 (2019, 11, 12). 우리나라 기업 99.9%가 중소기업… 종사자 비율 美·日·獨보다 더 높다
〈서울신문〉. URL: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113008002

부록Ⅰ-6 중소기업중앙회(2019). <2019 중소기업현황>

부록Ⅰ-7 한국노동연구원(2012.11.). 국제노동브리프